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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받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건 고정비 점검이었다 대출이 실행되고 나서 통장에 숫자가 찍혔을 때, 묘하게 안심이 되면서도 동시에 부담이 느껴졌다. 돈이 생겼다는 느낌보다, 이제부터 매달 빠져나갈 돈이 생겼다는 느낌이 더 컸다. 그래서 나는 대출을 받고 나서 가장 먼저 “얼마를 벌까”가 아니라 “얼마가 빠져나갈까”부터 계산하게 됐다.이자가 생기자 생활비의 의미가 달라졌다대출 전에는 월 고정비를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월세, 관리비, 통신비, 보험료, 구독 서비스 정도만 떠올렸다. 그런데 이자가 하나 추가되자 그 모든 숫자들이 갑자기 더 무겁게 느껴졌다.예전에는 그냥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던 금액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점검해야 할 항목처럼 보이기 시작했다.처음으로 고정비를 표로 만들어봤다그래서 처음으로 내 고정비를 전부 적어봤다. 월세, 관리비, 전기·가스.. 2026. 1. 10.
전세 하나 돌려주는 일이 왜 이렇게 많은 벽을 넘어야 할까 이번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거였다. “왜 이게 이렇게까지 복잡해야 하지?” 계약이 끝나서 돈을 돌려주는 일인데, 그 과정은 마치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더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하는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내 개인 상황이 특이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문제는 돈이 아니라 타이밍과 제도였다돈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자산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상환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타이밍과 제도였다. 연말이라는 시점, 강화된 대출 규제, 반환자금이라는 애매한 목적. 이 세 가지가 겹치니까 정상적인 거래 하나가 .. 2026. 1. 8.
은행이 안 된다는 건 끝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이번 일을 겪기 전까지 나는 “은행에서 안 된다”는 말을 사실상 최종 통보처럼 받아들였다. 공식 창구에서 안 된다고 하면, 그건 그냥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이 과정을 겪고 나니, 그 말의 의미가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안 된다”는 건 정말로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이 창구에서는 안 된다”는 뜻에 더 가까웠다.제도는 하나지만 창구는 여러 개다은행에서 말하는 “규제”는 실제로 존재한다. 문제는 그 규제가 모든 금융기관에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적용 방식도 다르고, 해석도 다르고, 내부 기준도 다르다. 그래서 A은행에서는 안 되는데, B금융사에서는 되는 상황이 생긴다. 이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다. 나는 이걸 겪기 전에는 이런 차이가 거의 없을 거라고 .. 2026. 1. 6.
전세 보증금 돌려주기 위해 내가 실제로 밟았던 순서 이번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나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단계를 거쳤다. 처음에는 그냥 은행 한두 군데만 가면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 이건 하나의 선택이 아니라 연속된 판단의 과정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중에 정리해보니, 이건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했던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1단계: 일단 가까운 은행부터 갔다가장 먼저 한 건 집 근처 은행 몇 군데를 돌아보는 일이었다. 주거래 은행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일단 물어봤다. 결과는 대부분 비슷했다. “규제 때문에 어렵다”, “연말이라 한도가 거의 없다”는 답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줄 알았다. 조건이 부족한 건가, 서류가 빠진 건가 싶어서 계속 이유를 찾게 됐다.2단계: 온라인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 2026. 1. 4.
은행에서 계속 “안 된다”는 말을 들을 때 사람이 제일 먼저 무너진다 이번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나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안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숫자로 보면 대출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자산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소득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계속 막혔다. 이상한 건, 돈이 없는 게 힘든 게 아니라 방법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더 사람을 괴롭힌다는 점이었다.거절당하는 건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다은행 창구에서 “이건 규제 때문에 안 됩니다”, “연말이라 어렵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마음은 다르게 반응했다. 마치 내가 뭔가 잘못한 사람인 것처럼, 혹은 자격이 없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게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아도, 반복되면 이상하게 자존감이 깎인다. 나는 그냥 계약대로 돈을 돌려주려는 .. 2026. 1. 2.
전문가 평가는 C학점인데, 해법은 더 낯설다 최근에 전문가들이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을 평가해서 평균 C학점 정도를 줬다는 기사를 봤다. 일부는 아예 F학점을 줬다는 말도 있던데, 그 점수보다 더 눈에 들어온 건 그 사람들이 내놓은 “해결책”이었다. 공통적으로 나왔다는 말이 이거다. “양도세 중과는 완화하고, 보유세는 더 올려야 한다.” 이 말을 보면서 솔직히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이게 과연 지금 시장을 제대로 보고 하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보유세를 올리면 정말 문제가 풀릴까보유세를 올리자는 주장의 전제는 보통 이렇다.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고 집을 내놓게 되면 공급이 늘고, 가격이 안정될 거라는 논리다.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다. 그런데 실제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과거에도 세금 중과 정책.. 2025.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