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대책 효과, 상승 전환? 하락 전환? 기관마다 통계 제각각이라 ‘혼란’…왜
10·15 대책 발효 이후 서울 아파트값 주간 통계를 내놓는 정부·민간 조사 기관들이 ‘제각각 통계치’를 내놓으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기관마다 표본, 조사 방식, 조사 기간 등이 다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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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에서는 “KB는 상승, 부동산원도 상승, R114는 하락”이라는 상반된 통계를 두고 혼란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민간 vs 공공기관의 데이터 차이 문제가 아니다. 세 기관의 ‘통계 방식’이 완전히 다르며, 특히 R114는 실거래가 의존도가 높아 현재 서울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는 오히려 통계의 왜곡 폭이 가장 크다. 이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1. 기사 요약 — 왜 통계가 제각각인가?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로 다른 결과’가 한 주에 동시에 나온다고 지적한다.
- 부동산R114 → 0.05% 하락 (19주 만의 하락 전환)
- KB국민은행 → 0.23% 상승 (상승세 지속, 폭은 둔화)
- 한국부동산원 → 0.20% 상승 (상승폭 확대)
하지만 기사는 문제의 근본을 제대로 짚지 못한다. 세 기관의 조사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건 ‘정상적인 결과’이다. 문제는 R114의 방식이 지금 서울 토허제 상황에서는 ‘통계 왜곡이 가장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2. KB·부동산원 vs R114 — 통계 방식의 본질적 차이
2-1. KB국민은행·한국부동산원(부동산원)
두 기관은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기본은 같다.
- 중개업소·현장 조사 중심 — 중개사가 입력한 호가·거래 데이터 + 조사원 현장 확인
- 표본 기반 — KB 6만2천여 가구 / 부동산원 3만3천5백 가구
- 시장 체감가격 반영 — 실제 매물 호가가 즉시 반영
즉, 이 두 기관의 데이터는 ‘실거래’가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의 가격 신호’를 반영한다. 거래가 적어도 매물 호가가 올라가면 통계는 상승으로 잡힌다. 정부·금융기관이 참고하는 지표가 여전히 KB·부동산원인 이유다.
2-2. 부동산R114
R114는 세 기관 중 방식이 가장 다르다.
- AI 기반 + 실거래가 중심 — 전국 아파트 약 90%의 실거래·호가를 AI가 가중 적용
- 실제 신고·등기 기반의 실거래 데이터를 가장 많이 활용
- 시장 반응보다 ‘실제 신고값’에 더 민감
이 방식은 평상시에는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지금처럼 서울이 전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특수 상황에서는 오히려 통계 왜곡 폭이 가장 큰 방식이다.
3. 왜 R114가 요즘 하락치가 나오기 쉬운가? — 실거래 통계의 구조적 문제
기사 기자는 "AI라 변동성이 높다" 정도로 원인을 단순하게 언급하지만, 실거래 통계가 왜곡되는 이유는 훨씬 복잡하고 구조적인 문제다.
3-1.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영향 — 실거래가가 즉시 나오지 않는다
현재 서울 전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 말은 곧:
→ 계약 → 허가심사(3~4주) → 계약서 작성 완료 → 실거래 신고(또 1~2주 시차) → 국토부 실거래 시스템에 업로드
즉 지금 시장 분위기·가격 변동이 실거래 데이터에 반영되려면 4~6주의 시차가 생긴다. 그런데 R114는 실거래를 많이 반영하므로 이 시차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3-2. 적은 거래량이 통계를 크게 왜곡한다
거래가 거의 없다 보니 며칠 사이 신고되는 소수 거래가 전체 가격 흐름을 왜곡한다.
예를 들어,
즉 R114는 ‘지금 시점의 시장 가격’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1달 전 거래 가격을 반영하는 지표가 되어버린다. 이 때문에 10·15 대책 직후의 심리 변화는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거래 절벽의 ‘급매 잔재’만 반영되어 하락치가 나온다.
4. 주간 통계는 원래 의미가 없다 —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
기사에서 최은영 소장도 언급했듯, 주간 단위 통계는 기본적으로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없다.
- 거래량이 적으면 왜곡이 심함
- 표본 수가 적으면 미시적 가격에 흔들림
- 조사일·반영일의 차이(기관별 완전 상이)
- AI 기반은 변동성이 크고, 표본 기반은 표본 대표성 문제 발생
5. 결론 — 세 기관의 통계가 엇갈리는 이유는 ‘조사 방식의 차이’이며, R114는 현재 구조상 하락이 먼저 잡힐 수밖에 없다
- KB·부동산원 → 중개사 호가 기반, 시장 심리를 바로 반영 → 상승 유지
- R114 → 실거래 중심 + AI → 신고 지연·거래 절벽으로 인한 왜곡 → 하락 잡힘
- 서울 토허제 → 실거래 통계는 최소 1달 뒤에야 정상 반영
따라서 최근처럼 정책 변동, 거래절벽, 신고 지연이 겹치는 상황에서는 R114의 통계가 단기적으로 가장 왜곡되기 쉽고, KB·부동산원이 시장 체감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
세 기관의 통계가 엇갈리는 것은 혼란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다른 조사방식이 자기 역할을 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다만 현재와 같은 규제·허가제 환경에서는 실거래 중심 통계(R114)가 가장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