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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재건축의 변수 – “임대 물량 줄여달라” 속 사정과 현실적 부담 분석

by 마일 100 2025. 11. 5.

서울 강남의 상징적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일부 조합원들이 “용적률을 낮추더라도 임대주택을 줄여달라는 의견서를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조합원들의 추정 비례율이 100% → 94%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비율 조정’ 문제가 아니라, 조합원 개개인의 실질적 손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 은마 재건축 개요

  • 위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16 일대
  • 기존 세대수: 4,424가구 (1979년 준공)
  • 재건축 후 규모: 최고 49층, 총 5,893가구
  • 용적률: 300% → 331.94% (역세권 특례 적용)
  • 공공임대 + 공공분양: 기존 678가구1,104가구(233+180 추가)
  • 민간 일반분양: 227가구 증가

전체 세대 중 공공임대·공공분양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8.7%에 달한다. 즉, 5가구 중 1가구꼴로 공공주택이 포함되는 셈이다. 강남권 초대형 단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 조합원 부담, 이미 ‘100%→94%’로 악화

이번 재공람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바로 추정 비례율 하락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00.47%였던 비례율이 94.17%로 하락했다. 이는 단순히 “조합이 조금 덜 나눠 갖는다” 수준이 아니라, 조합원 개인의 분담금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적 신호다.

예를 들어보자. 기존 은마아파트 84㎡(국평형) 소유 조합원의 경우:

  • 같은 면적 84㎡ 재분양 시 추가분담금 약 1억8천만 원
  • 96㎡ 선택 시 약 5억6천만 원
  • 143㎡ 펜트하우스 선택 시 약 37억 원
  • 286㎡ 초대형 펜트하우스의 경우 97억 원까지 분담

이는 공사비를 3.3㎡당 900만 원으로 가정한 수치로, 최근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1,000만 원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조합원 추가분담금은 평균 10~20%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임대 물량이 ‘손해 구조’를 키우는 이유

조합원들이 “임대 줄이자”고 주장하는 근본 원인은 수익형 구조의 왜곡 때문이다. 공공임대와 공공분양 물량이 늘면, 전체 분양수익 중 조합 몫(일반분양분)이 줄어들고 그만큼 추정 수익률이 떨어진다.

은마의 경우:

  • 전체 증가 세대 655가구 중 413가구가 공공주택(63%)
  • 즉, 용적률 인상으로 얻은 추가 물량의 절반 이상이 조합 수익에 기여하지 않음

결과적으로 공공물량 증가로 인해 조합원의 평균 분담금이 1억~1.5억 원가량 추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여기에 더해지는 ‘재초환 폭탄’

문제는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더해진다는 점이다. 2025년 현재 재초환 기준은 조합원 1인당 초과이익 3천만 원 초과분에 대해 최대 50%까지 환수하도록 되어 있다.

은마는 강남 핵심지로, 기존 시세(전용 84㎡ 약 28억 원) 대비 재건축 후 예상 시세가 40~45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즉, 가구당 약 10억 원의 차익이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재초환 4억~5억 원 수준의 부담이 생긴다.

이는 분담금과 별개로 부담해야 하는 세금 성격의 비용이다. 즉, 84㎡ 기준으로 재건축을 통해 신축 아파트를 받으려면:

  • 추가분담금: 약 1.8억 원
  • 재초환 부담: 약 4억 원
  • 총 부담액: 약 5.8억 원

이 경우, 실질 분양원가는 기존 은마 84㎡ 조합원이 약 33억~34억 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신축 시세가 40억 원이라면 이익률은 약 15~2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중 ‘수익성이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

■ 왜 용적률을 낮추더라도 임대를 줄이자고 할까?

일반적으로 용적률이 높아지면 분양 세대가 늘어나 사업성이 좋아지지만, 은마의 경우 공공기여 비율이 너무 높아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 즉, 추가로 얻은 용적률의 과실이 대부분 임대·기부채납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일부 조합원들은 “차라리 용적률을 300%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공공임대 물량을 줄이고 일반분양 비중을 높이자”는 입장이다. 이 경우 분양 총가구 수는 줄더라도, 조합 수익률이 개선되고 분담금도 안정된다.

■ 재공람 의견, 실제 반영될까?

현재 재공람 의견은 오는 11월 12일까지 접수된다. 강남구청은 이후 접수된 의견이 “합리적이고 공익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공람심사위원회를 열어 반영 여부를 검토한다.

다만 이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사안이기 때문에 실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조합원들의 불만은 ‘수익성 악화’와 ‘부담 가중’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로 해석된다.

■ 결론 – 은마 재건축, ‘상징’에서 ‘시한폭탄’으로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단순한 강남의 부동산 프로젝트가 아니다. 한국 재건축 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는 실험장이다.

용적률 인상공공기여 확대비례율 하락분담금 증가재초환 부담 이라는 악순환 속에서, 조합원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결국 조합원들이 임대 물량 축소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익 욕심’이 아니라 “이대로는 손익분기점이 무너진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현재 계산으로는, 재건축 후 84㎡ 신축을 받기 위해선 최소 6억 원 이상 추가 자금을 투입해야 겨우 본전이 나온다.

강남 한복판의 상징이던 은마가 이제는 ‘강남에서도 수익성 낮은 재건축 단지’의 대표로 불리고 있다. 진짜 변수는 임대 물량이 아니라, 이 구조를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 핵심 요약

  • 은마 재건축 5893가구 중 공공주택 1104가구 (18.7%)
  • 추정 비례율 100.47% → 94.17% 하락
  • 조합원 분담금 1.8억~5억, 재초환 4~5억 추가 부담
  • 총 자금 부담 6억 이상, 수익률 15~20% 수준
  • 조합 “용적률 낮추더라도 임대 줄이자”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