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9일,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이 국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을 매수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습니다. 해당 제도는 오는 2026년 2월 10일부터 시행되며,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후속 조치로 해석됩니다.
왜 외국인 자금조달계획서가 필요한가?
최근 몇 년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고가 부동산 매입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해외 자금을 유입해 실거주 없이 투기성 아파트를 매입하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8월 서울 전역 및 수도권 23개 시군구를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2년 실거주 의무 조치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그 연장선상에서 외국인도 국내 매수자와 동일한 수준의 투명한 금융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개정안 주요 내용 요약
- 외국인 주택 매수 시 자금조달계획서 및 입증서류 제출 의무화
- 해외 자금 조달의 경우: 해외 차입, 예금, 금융기관명, 출처 상세 기재
- 국내 자금 조달의 경우: 보증금 승계 여부, 사업 목적 대출 여부 등 명시
- 외국인 체류 자격, 거소지 183일 이상 여부 등 확인 항목 추가
해외 주요국은 외국인에게 어떤 제약을 두고 있을까?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매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해외 주요국은 자국 부동산 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미국은 일반적으로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지 않지만, 2023년 이후 일부 주에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인 토지 소유 제한을 추진 중입니다. 예: 플로리다주는 중국·이란 등 특정 국가 국민의 농지·군사시설 인근 부동산 매수 제한.
캐나다
2023년부터 캐나다는 2년간 외국인의 주택 매수 금지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밴쿠버·토론토 등 부동산 가격 급등 지역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과열되며 내국인의 주거 불안정이 발생했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호주
외국인이 기존 주택 매입 불가. 신축 또는 개발 조건이 있는 부동산만 매입 허용. 또한 모든 외국인 거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함.
중국
중국은 원칙적으로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금지합니다. 1년 이상 체류한 외국인만 주택 1채 구매 가능하며, 매입 이후 임대는 불가. 대출도 매우 까다롭게 제한됩니다.
👉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주요국에서는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허용하되 ‘조건부 허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조치는 늦은 편이며 ‘상호주의’ 관점에서 보자면 다소 당연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인 사회, 특히 미국 내에서는 어떤 우려가 나오고 있나?
한인사회에서는 “외국인 규제라는 말이 한국인을 역차별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종종 제기됩니다. 특히 미국·캐나다·호주 등지에서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거주 중인 한국인은, 한국에서 부동산 매수를 위해 귀국하거나 투자할 때 추가적인 서류 제출로 불편을 겪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전국 단위 외국인 규제가 아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고가 부동산 매수자 대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실수요자에게는 영향이 제한적입니다. 다만 미국처럼 차등적 적용(국가별 제한)이 아닌 일괄 적용이기 때문에, 중국 등 국영은행을 통한 자금 세탁 우려가 있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가 동일하게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현실적 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외국인 배제’가 아니다…‘상호주의’의 원칙
이번 시행령을 바라보는 시민 사회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우리는 외국인 전체를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상호주의’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중국에서 부동산을 구매할 수 없지만, 중국인은 한국에서 실거주 요건도 없이 수십 채를 사들이는 구조는 명백한 비대칭입니다. 반면, 미국·호주·영국 등은 한국인에게도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요건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는 차별이 아니라 ‘공정성 회복’의 시작으로 해석돼야 하며, 향후에는 국적별·지역별 조건 완화 등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합니다.
결론: 외국인 부동산 규제는 투명성과 형평성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
외국인에게 자금조달계획서와 입증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투기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한국 국민과 외국인 간 형평을 위한 기본 조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입니다. 실수요 외국인에게는 불필요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투기 목적 거래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시하도록 이원화된 대응 체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외국인=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되지 않도록, 데이터 기반의 결과 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