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을 둘러싼 상반된 통계 발표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는 가격 하락세를 발표했지만, 같은 시기 한국부동산원은 상승세를 보고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검토와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통계 기관별로 다른 해석이 나오는 이유와 실제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R114 통계와 한국부동산원의 차이점
부동산R114는 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수도권 전체로는 경기·인천이 0.06% 내리며 0.05% 조정됐다는 것입니다. 울산(-0.17%), 전북(-0.16%), 경북(-0.15%), 대전(-0.11%), 부산(-0.11%), 대구(-0.10%) 등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 한국부동산원의 주간매매지수를 살펴보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납니다. 한국부동산원은 오히려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러한 극명한 차이는 두 기관의 통계 산출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동산R114는 호가를 기준으로 통계를 작성합니다. 호가란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집계에 포함됩니다. 반면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통계를 산출합니다. 실거래가는 실제로 매매계약이 체결되고 신고된 가격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매도 우위 시장에서 매물이 늘어나고 호가가 내려가면 R114에서는 하락 통계가 나오지만, 실제 체결되는 거래는 여전히 높은 가격에 이루어져 한국부동산원이나 KB에서는 상승 통계가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R114의 통계는 시장 심리와 매물 동향을 반영하는 선행지표적 성격이 강한 반면, 실거래가 기반 통계는 실제 거래된 결과를 보여주는 후행지표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가를 기반으로 한 R114의 하락 통계만으로 시장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허수를 그대로 포함한 불완전한 분석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세제 개편과 시장 반응의 실체
정부는 이르면 올해 7월 말 세제개편안에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조세 개편 방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체계,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전반에 대한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이라도 투자·투기 목적이라면 장기 보유 혜택을 주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오는 5월 9일 종료될 예정인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발표가 실제로 급매를 대량으로 유발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양도세뿐 아니라 보유세 강화까지 거론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저렴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현장 상황은 다릅니다.
실제로 현장을 나가보면 매매 물건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급매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개별 매도자의 재정 상황에 따라 항상 발생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급한 자금이 필요하거나, 이혼이나 이민 등 개인적 사정으로 인한 급매는 매도 우위 시장이든 매수 우위 시장이든 언제나 존재합니다. 이를 마치 집주인들이 정책에 겁먹어 "백기를 들었다"고 표현하는 것은 시장 전체를 오도하는 과장된 해석입니다.
오히려 전셋값은 상승했습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5% 올랐고, 서울은 0.08% 상승했습니다. 정부 규제 강화 이후 전세 물건이 줄고 월세 전환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실제 보유자들이 매도보다는 보유 전략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입니다.
급매 백기론의 허구와 실제 시장 동향
정부는 29일 수도권 도심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활용해 2027~2030년까지 6만 가구를 공급하는 '1·29 도심 공급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과천 경마장과 국군방첩사령부 이전 부지에는 9800가구,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캠프킴 일대에는 1만3500가구가 공급됩니다. 장기간 표류했던 노원 태릉CC도 6800가구 착공이 추진됩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수도권 주택 공급이 부진했던 만큼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준비했다"며 추가 공급 부지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당장 줄어든 입주 물량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러한 공급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7~2030년의 공급 계획이 현재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습니다. 집주인들이 급매로 방향을 틀거나 관망에 들어갔다는 분석과 달리, 실제로는 좋은 물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수자들이 정책 윤곽이 드러날 때까지 거래를 미루는 분위기라는 분석도 일부는 맞지만, 이는 양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매도자 역시 세제 개편의 구체적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서둘러 팔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에 팔아야 한다는 압박보다는, 보유세 강화가 실제로 어느 정도 수준일지 확인한 후 판단하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서울 집값이 '급락'이라기보다 상승 흐름이 멈추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는 적절합니다. 그러나 이를 집주인들의 백기 항복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입니다. R114의 호가 기반 통계는 시장 심리를 반영하지만, 실거래가 기반의 한국부동산원이나 KB 통계가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실제 거래되는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국 일부 호가 하락과 소수의 급매 출현을 전체 시장의 흐름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통계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통계 기관별로 상반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이는 측정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호가 기반의 R114 통계만으로 시장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허수를 포함한 불완전한 분석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일부 급매를 집주인들의 백기 항복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장된 표현입니다.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조정은 있지만, 이를 급락이나 패닉으로 규정하기에는 실거래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처]
서울경제 - "결국 급매 나왔네" 집주인들 백기 들었나...서울 아파트값 '급브레이크' (김여진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585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