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과거의 공식—“대단지가 입주하면 전셋값은 떨어진다”—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000가구) 입주를 앞두고도 전셋값이 하락하기는커녕 ⬆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 현상은 송파·광명 등 다른 대규모 입주 지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왜 일반적인 ‘입주장 하락 공식’이 무너졌을까? 그 배경에는 단순 수요·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대출·임대 구조·사회 인식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구조적 요인이 자리한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깊이 분석하고, 앞으로 서울 전세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전망해본다.
"'입주장'은 옛말"⋯대단지 입주에도 전셋값 '훨훨' [현장]
"일반적인 입주장과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실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많고 임대차로는 월세 매물이 많다 보니 다른 단지보다 전셋값이 비쌉니다."(이문동 공인중개사 A씨) 이달 말 4000가구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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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입주장이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공식이 깨진 이유
①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전세 수급 구조’
일반적으로 수천 가구급 대단지가 입주하면 전세 매물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것이 시장의 기본 공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이문동 사례는 정반대다.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세 매물: 569개(입주 앞둔 시점)
이는 맞은편 래미안 라그란데 입주 당시의 951개 대비 40% 감소한 수준이다.
즉, 공급이 늘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 하락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다.
② 집주인의 구성 자체가 달라졌다 — 실거주 목적 비율 증가
2020년 이후 실거주 요건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영향으로 새 아파트 입주자 중 실제 거주하려는 비율이 늘었다.
즉, 과거처럼 “입주 때 임대 물건이 쏟아지는 구조”가 무너진 것이다.
특히 신축 아파트는 실거주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아 전세 매물 자체가 과거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③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며 전세가 희소해짐
전세의 월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대단지가 입주해도 전세 물량이 나오지 않는다. 실제 중개업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세는 거의 없고 월세 위주로만 나온다.”
전세대출 축소·DSR 적용·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전세에 대한 집주인의 선호도가 떨어진 것이 핵심 원인이다.
📉 2.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구조적·정책적 원인
①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매물이 잠김
전세도 결국 매물이 있어야 가격이 떨어진다. 하지만 서울 전역이 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매물 회전률이 급감했다.
이 규제는 전세시장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 임대 목적 매입이 차단됨 → 임대 공급 감소
- 매매 거래 위축 → 기존 세입자 이동 감소
- 계약 갱신 청구권 사용 증가 → 신규 전세 물량 부족
② 전세대출 한도 축소 및 1주택자 DSR 적용
1주택자의 전세대출 한도가 4억 → 2억으로 줄어든 데다 전세대출까지 DSR 적용이 들어가면서 중산층이 사실상 전세 시장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졌다.
전세 수요는 줄지 않는데 대출을 못 받으니 남은 소수의 전세 매물에 수요가 몰려 가격이 오르게 된다.
③ 입주 물량 자체가 향후 3년간 급격히 줄어듦
2026년 이후 서울 입주 예정 대단지는 거의 손에 꼽힌다. 건설 산업 침체와 인허가 감소가 겹치며 2025~2027년은 구조적 ‘입주 절벽’이다.
입주 절벽 = 전세 공급 절벽 → 전세가격 장기 상승
④ 신축·대단지 선호가 절대적 — 실거주 프리미엄 확대
2023~2025년 동안 조사된 결과, 서울의 실수요자들은 신축 선호를 매우 강하게 보인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회적 기준이 전세가격을 끌어올린다:
- “결혼하면 최소 59㎡(24평)은 되어야 한다.”
- “출퇴근은 지하철 역세권이 필수.”
- “신축 아니면 자산 방어가 어렵다.”
이 기준이 **59㎡ 신축 전세를 가장 희소한 자산**으로 만들었고, 그 결과 전셋값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 3. 왜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셋값이 ‘래미안 라그란데보다 더 높은가?’
① 신축 중에서도 브랜드·평면·커뮤니티 경쟁력이 우월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지역 내 가장 강력한 브랜드 라인업이다.
- 아이파크 + 자이 복합 브랜드
- 커뮤니티 시설 우수
- 59㎡ 신혼·젊은층 선호도 매우 높음
- 역세권 + 생활권 개선 호재
즉, 공급이 늘어도 수요가 더 빠르게 늘어 가격이 버티는 구조다.
② 실거주 비중이 높아 임대 물량 자체가 적음
전용 59㎡와 84㎡는 실입주 비율이 상당히 높아 전세가 시장에 풀리지 않는다.
결국 전세 희소성 → 전세 프리미엄 발생이라는 흐름이 생긴다.
③ 같은 지역 대단지 입주 대비 매물량 감소율이 이례적으로 높음
래미안 라그란데 입주 당시 951건 → 아이파크자이 569건이라는 숫자만 보아도 지역 전세공급 축소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 4. 송파·광명 등 다른 지역도 동일 패턴 — 우연이 아니다
송파 잠실르엘·래미안아이파크, 광명 센트럴자이·포레나 등 2025년 입주 단지에서 전셋값은 다음과 같이 움직였다:
- 송파구: 1주 만에 0.32% 상승
- 광명: 0.04% 상승
즉, 서울 전역에서 입주장이 전셋값 하락 압력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구조적 변화이며 단발성 현상이 아니다.
🔮 5. 향후 전셋값은 어디까지 오를까? (전망)
① 내년 전셋값 4% 상승 전망은 보수적인 수치일 가능성
건산연은 내년 서울 전셋값을 4% 상승으로 예측했지만 현장 상황을 보면 상승 압력은 그 이상이다.
특히 신축·59㎡·역세권 중심 전세는 2026년까지 고가 유지가 거의 확정적이다.
② 대출 규제 완화 없이는 전세난 해결 불가능
전세대출을 풀지 않는 한, 전세가격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다.
③ 서울은 향후 2년간 ‘완전한 전세 공급 절벽’
입주 물량 부족 → 전세 매물 희소 → 가격 상승.
전세시장 구조는 이미 바뀌었으며 월세화·실거주 강화·규제 강화가 동시에 전세를 압박한다.
🧠 6. 결론 — “입주장이면 떨어진다”는 공식은 끝났다
이제 서울 전세시장은 과거의 시장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번 현상은 다음 요인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 전세대출 축소
- DSR 적용
-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
- 임대 공급 감소
- 전세의 월세화
- 신축·59㎡ 중심 수요 폭증
- 입주 물량 절벽
이 구조가 지속되는 한, 대단지 입주가 와도 전셋값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