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주택공급과 관련한 추가 대책 발표를 다소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와의 협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긍정적”이라며, 실장급 협의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당초 연말 발표가 예상됐던 추가 공급책이 2026년 초로 발표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공식적인 시그널로 해석됩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일정 변경이 아니라, 정책 방향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포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주목됩니다. 그 발언의 진짜 의미와 배경, 그리고 서울시와의 협의 내용까지 다각도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공급 대책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김윤덕 장관은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유로 발표 지연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 말의 이면에는 보다 복합적인 요인이 숨어 있습니다.
주요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시장 반등 국면에 정책 발표 부담
2023~2024년 침체기를 지나 2025년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남3구, 마포, 용산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상승이 확인되면서 시장은 다시 ‘상승 사이클’로 전환 중입니다. 이 시점에 공급책을 발표할 경우, 시장이 정책 신호를 과잉 해석하거나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② 서울시와의 이견 조율
발표 예정인 공급책은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닌, 구체적 입지와 개발 방식, 권한 배분까지 포함됩니다. 서울시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손을 맞잡아야 실효성 있는 실행이 가능한데, 여전히 일부 쟁점에 이견이 존재합니다. 이를 충분히 조율하려면 발표를 서두르기보다 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③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과 연계
통상적으로 부동산과 같은 민감한 정책은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나 신년사에 포함돼야 메시지의 명확성과 추진력이 확보됩니다. 연말 발표는 대통령 메시지와 동떨어질 수 있어, ‘정치적 타이밍’상 연기가 더 전략적일 수 있습니다. - ④ 9·7 대책의 실효성 논란 이후 부담
지난 9월에 발표된 ‘9·7 수도권 공급 대책’은 5년간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이었지만, 이후 시장에서 "이미 확보된 계획을 재포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실질 공급’으로 인정받기 위한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대책이 요구됩니다.
2. 서울시와의 협의, ‘긍정적’이라는 표현의 의미
김 장관은 서울시와의 협의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인 언급이 아니라, 실제로 양측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가 협의 중인 주요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협의 사안 | 서울시 입장 | 국토부 입장 |
|---|---|---|
| 그린벨트 해제 | 도시 난개발 및 환경 훼손 우려로 신중론 | 도심 인근 택지 확보 위해 일부 해제 필요 |
| 노후 청사 재건축 | 공공성 훼손 및 상업화 우려 | 도심 내 공급 확대 및 복합개발 추진 |
| 유휴 국공유지 활용 | 용도 변경 및 도시계획 반영 필요 | 신속한 공급 유도 위한 행정 협조 요청 |
| 도시계획 규제 완화 | 용적률 완화, 층수 규제 등에 소극적 | 경제성 확보 위해 유연한 대응 촉구 |
결국 ‘협의가 긍정적’이라는 말은, 서울시가 완강히 반대하지 않고 “조건부 수용”의 분위기로 선회했음을 암시합니다. 특히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공급 성과가 필요한 서울시 역시, ‘공급 여력 확충’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3. 발표 예정 대책, 어떤 내용이 담기나?
현재까지 업계와 정부 소식통 등을 통해 유출된 공급 대책의 주요 방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 ① 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
종로, 중구, 동작, 성동 등 도심 내 노후 청사 부지를 주거·상업 복합 단지로 개발. 공공청사는 인근에 재배치하거나 지하화하는 방안 검토. - ② 서울 외곽 그린벨트 일부 해제
개발제한구역 중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 확보 가능한 지역 중심으로 1~2만 가구 수준의 신규 택지 확보 검토. - ③ SH공사 보유 부지 및 유휴 국공유지 공급 확대
과거 사업성 부족으로 미개발된 부지를 활용해 중형 임대 또는 청년·신혼부부 대상 특화단지 개발. - ④ 도시계획 규제 완화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복합개발 요건 완화 등을 통한 민간참여 확대 유도.
다만 이들 정책은 대부분 서울시의 동의와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협의가 늦춰지면 발표 자체도 함께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4. 시장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정책 발표 시점의 지연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내용과 강도, 실행 가능성입니다. 특히 시장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책이 단순 ‘선언’ 수준인지, 구체적 ‘실행계획’이 포함되는지 여부
- 서울 도심 내 실질적 신규 공급 가시화 가능성
- 공급 구조가 민간 vs 공공 중심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는지
-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정치적 타협’이 얼마나 반영되는지
만약 정책이 기대만큼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면 시장에서는 오히려 “또 하나의 선언”으로 받아들이고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시장과 정치 사이에서 균형 찾는 시간
김윤덕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정부의 공급 정책이 정치와 시장 사이에서 얼마나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서울시와의 협의는 곧 시장과의 협의이기도 합니다. 시장은 지금 ‘신뢰할 수 있는 공급 계획’을 요구하고 있고, 서울시는 ‘지역 민심과의 균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정책 발표는 부동산 정책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지더라도, 그만큼 정교하고 실현 가능한 대책이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과연 정부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2026년 초, 발표되는 주택 공급 대책이 그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혼란스러운 시장에는 정교한 시그널이 필요합니다. 기대만큼의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