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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묶이면 다음은 뻔하다” — 큰손들의 ‘부산’ 러시, 왜 다시 나타났나?

by 마일 100 2025. 11. 5.

“서울 묶이면 부산으로 간다” — 큰손들의 이동이 다시 시작됐다

정부가 수도권 핵심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으면서 ‘풍선효과’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대한 대출 규제, 세제 강화가 이어지자 유동자금은 규제를 피한 부산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 현상은 5년 전 문재인 정부 시절의 패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 외곽이, 수도권을 누르면 지방 부동산이 들썩였다. 즉, “규제를 피하는 돈은 항상 길을 찾아간다.”

1. 부산, 다시 ‘큰손’의 무대가 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0월 넷째 주 기준, 부산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하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역 내 대표 핵심지인 해운대구(+0.13%)수영구(+0.08%)의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이들 지역은 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누적 상승률이 1%를 돌파했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은 7월 이후 110건의 거래가 신고됐고, 동래구 래미안 아이파크 역시 같은 기간 100건이 넘는 거래를 기록했다. 거제동 레이카운티 84㎡는 10억 4,000만 원, 대연동 더비치푸르지오써밋 59㎡는 9억 3,000만 원으로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2026년 이후를 예상한 공급 불안 심리도 이 같은 상승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2. 왜 모든 지방이 부산처럼 뜨지 않는가? — 세종·대구의 온도차

일부 지역의 상승세와 달리, 세종시(-0.09%)대구(-0.04%)는 여전히 하락세다. 대구는 한때 “지방의 강남”이라 불리던 범어동마저 상승세가 꺾였다. 이는 단순한 지역 조정이 아니라, 풍선효과의 피로감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① 공급 과잉 — 대구 범어동의 신호

범어동은 대구 내 최고 입지와 학군을 갖춘 지역으로,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외지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고, 수성구·동대구역세권의 신규 단지가 연이어 공급되면서 공급 부담이 누적됐다. 그 결과 전세가 약세로 돌아서고,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피로 구간’에 진입했다.

즉, 대구는 수요 회복보다 공급 해소가 더디고, 기존 투자자들도 추가 매수를 멈춘 상태다. 서울이 묶였다고 해서, 모든 지방이 부산처럼 반등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범어동의 하락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② 수요 한계 — 세종의 구조적 문제

세종은 한때 행정수도 프리미엄으로 급등했지만, 공공기관 이전이 마무리된 뒤에는 신규 인구 유입이 둔화됐다. 2022~2024년 사이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로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전세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즉, 세종은 공급 과잉 + 인구 정체의 이중 리스크를 겪고 있다.

③ 지역별 산업·소비력의 차이

부산은 해운·관광·서비스업 중심의 복합경제 도시로 서울 외 투자자들이 ‘두 번째 거주지’로 선호하기 쉽다. 반면 대구는 제조·내수 중심, 세종은 행정 중심 구조라 외지 자본이 실수요로 연결되기 어렵다. 결국 큰손들의 시선은 “수익과 유동성이 동시에 확보되는 도시”인 부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3. 큰손이 ‘부산’을 선택하는 다섯 가지 이유

  • ① 규제 회피성 투자 – 수도권 3중 규제(대출·세제·허가구역)로 자금 이동
  • ② 입주물량 감소 – 2026년 이후 신규 공급 급감 전망
  • ③ 상징성과 프리미엄 – 해운대·수영은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지역
  • ④ 거래 회전성 – 유동성이 빠르게 순환, 단기차익 실현 가능
  • ⑤ 외지인 친화성실거주·세컨하우스 수요가 결합된 구조

결국 부산은 단순히 ‘규제가 없는 지역’이 아니라, “돈이 머물기 쉬운 지역”이라는 점에서 선택받고 있다.

4. 결론 — ‘풍선효과’의 피로감이 만든 선택적 상승

이번 부산 상승세는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과 같은 풍선효과의 연장선에 있다. 하지만 차이점은 모든 지방이 뜨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종과 대구, 특히 범어동마저 식었다는 것은 이제 시장이 ‘규제 피난처’ 논리에 둔감해졌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상승은 전국 확산형이 아니라 유동성이 선택적으로 모이는 집중형 랠리에 가깝다. 이는 곧, 풍선효과의 에너지가 점차 줄고 있음을 의미한다.

부산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급·금리·정책 신뢰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번 흐름도 단기적 반짝 반등으로 끝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서울을 눌러도 지방 전체가 오르지 않는다. 이제는 자본이 지속 가능한 수익이 있는 도시를 가린다.” 그 해답을, 이번엔 부산이 보여주고 있다.